02. 두번째 모험, 르네 마그리트 전!
지난 주 토요일에는 르네 마그리트의 전시를 다녀왔다.
위치는 안녕인사동!
한 12시쯤 갔었나...? 그 때도 '오, 사람 많네' 싶었는데,
3시 ~ 4시쯤 나올 때 보니까, 줄이 어마어마했다.
그만큼 그를 추억하고,
그의 예술(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겠지?
몇몇의 그림을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전시로 본 적은 없어
매우 기대하면서 들어갔더랬다.
1)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문학도로서 나는 다다이즘을 썩 좋아하지는 않았다.
두서 없이 단어를 마구 나열해 놓은 것 같아서
이해도 어렵고, 나에게는흥미롭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르네 마그리트 전을 보며 조금 관심이 갔던 것이,
'언어적인 한계를 탈피하려는 시도' 때문이었다.
실은 문학사에서도 돌이켜 생각해봐도 그렇다.
현대의 문화/예술은 점점
절대적 진리에서 탈피하고자 하고,
그 시도 중 하나로 단어, 언어가 주는 상징성이라던지,
한계점으로 가두는 무언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데-
어쩌면 마그리트 역시 그러한 시도들을 한 것은 아닌가 싶다.
제목을 짓지 않고, 주변인들에게 지어보라고 했다든 지,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달을 본다든지.
그 일련의 행위들이 그렇게 보였다.
2) 영감을 그리는 예술가
그렇게 '정답'이 없는 그림을 그리려다 보니
그는 그의 입으로 어떠한 해석을 내려놓기를 거부했던 것 같다.
또한 프로이트적인 해석 역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니,
이 그림들이 자신의 무의식에 얽매이기보다는
각자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다양하게 읽히기를 꿈꿨던 것이다.
전시회를 보는 내내,
마그리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을 하게하는,
다시 말해, 영감을 그리는 예술가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3) 발견에 대해
전시회를 보면서 느꼈던 또 다른 특징은 굉장히 일상적인 소재 속에서 낯섦을 전했다는 점이었다.
아마 그래서 더더욱 모든 이들이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게 하는 예술이 되지 않았나 싶다.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것에 있다"
는 마르셀 프루스코의 말처럼
"무엇을 그릴 것이냐" 보다는 "어떻게 그릴 것이냐"에 집중하여
일상적인 소재를 낯설게 하기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표현해 낸 예술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내기까지, 작업시간도 물론 오래걸렸겠지만,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해야했을지,
일상적인 것에 갖히지 않기 위해 얼마나 발버둥을 쳤을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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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체험해볼 수 있는 미스테리룸이라거나...디지털 아트를 통해 작품 속에 들어간 것처럼 체험할 수 있게 한다거나 하는 전시의 스타일이 매우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전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가보셨으면 한다 :-)
다만, 굿즈의 부분에서 조금 아쉬웠던게...종류는 다양했으나, 개인적으로 디자인이 조금...음......조금 더 감각적인 느낌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