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XP

04. 네 번째 모험, "당신은 어떤 브랜드 인가요?"

브랜드 컨셉영화제 최다예 에디터 2020. 7. 26. 14:01

나다움이, 나만의 스타일이 도대체 무엇인지 끊임없이 궁금한 요즘.

제목만 봐도, '아 이건 꼭 가야해!' 했던 전시였다.

이것저것 탐험하고 모험을 하겠다는 결심(Project. EXP의 시작)도, 도대체 나는 어떤 브랜드인가가 궁금해서 시작했던 일이었으니까.

그래서였는지, 평소였다면 길고 지루했을 성수로의 발걸음이 매우매우 가벼웠다.

아이디어스도 참 좋아하는 어플리케이션인데....
데어바타테는 비마이비가 오픈한 브랜드 전시/강연을 위한 공간인 것 같았다 :-)
지하로 내려가다 만난 삽...!! 고구마를 파내라는 그런 뜻인가!!

일찍 도착한 덕에, 대기장소에서 이런저런 잡지들을 구경했는데, 잡지들도 꽤 재밌었다.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것이 문학 관련 잡지였는데,
연애소설이 주제라서 더더욱 흥미로웠고,
제인 오스틴이 서문에 나와서 더더욱 재미있었다ㅋㅋ

요 잡지는 '나중에 한 번제대로 찾아봐야지' 마음먹었다. 미래의 내가 꼭 잊지 않기를...!

그리고 입장할 때는 고구마칩 같은 것을 주셨다. '데어 바타테'라는 뜻이 독일어로 고구마라서 입장하는 모든 분들께 고구마칩을 나누어 주시고 있다고.

하필, 왜, 고구마인지 넘모 궁금했는데....여쭤볼까 말까 백번 고민하다가 여쭤보지 못했다. 엄청 친절하신 분이셔서 여쭤보면 대답해주실 것 같았는데ㅠㅠㅠ왠지 용기가 안났다. 이럴 때 보면 소심함을 극복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궁금해서 집에 돌아와 검색해보니, 비마이비에서 운영하는 곳이니 만큼 B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고...지하이기도 했으니....B로 시작하는 것을 찾다가 데어 바타테로 결정했다고 하시는데...B로 시작하는 수많은 단어 중에 왜 고구마였는지 궁금하다. 흠, 나는 캐치하지 못한 고구마 만의 어떤 매력을 발견하신 건 아닐까? 내가 너무 깊게 생각하려고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거시 바로 그 고구마칩!! 짱 맛있다. 리얼루다가.

여튼, 덕분에 전시회 곳곳에서는 귀여운 고구마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ㅋㅋㅋㅋ쩔게 귀여움

전시 자체는 그렇게 볼륨이 크지 않으나, 생각할 거리는 정말 많다. 먹고 마시고 입고 즐기고, 하는 "일상 속 브랜드"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브랜드에 대해 하나하나 적혀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빅'이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다시 보게 되었던 계기였다. 그저 문구용품이나 사무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나름의 이런 역사가 있었구나...하고!

전시 한 켠에는 자신을 표현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적어둔 공간도 있었다. 샤넬, 디즈니, 넷플릭스, 덴티스테...자랑스레 자신을 표현하는 브랜드를 적어두셨지만, 나는 차마 적지 못했다. 도대체 감히 내가 어떤 브랜드가 될 수 있단 말이야.


다른 일행들이 엽서를 꾸미는 동안, 한참을 서서 고민하다가 도출해낸 답은, '박카스'였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를 보면, 대체로 사람들의 삶을 응원하고 더 좋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나이키는 망설이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레드불은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응원한다.

디즈니는 꿈과 희망을 가지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할리 데이비슨은 자유와 저항정신을 가진 사람들을 응원한다.

이 모든 응원이 좋지만, 나는 박카스의 응원방식을 좋아한다.

"좋아, 계속해!!! 맞서 싸워나가!! 지금의 현실네 굴하지 말고 이겨내!!" 라는 다른 브랜드의 에너지와 다르게,

"그건 그것대로 좋아!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이 어떻든 힘내서 앞으로 더 잘하면 되는거야. 고생했어, 파이팅!" 라는 응원의 느낌.

전자의 응원도 꼭 필요한, 좋은 원동력이지만
때로는 후자의 응원도 많은 사람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에너지가 된다고, 내 스스로가 크게 느꼈기 때문에.

아직은 박카스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할 수는 없지만, 이 길을 꾸준히 걸어가다보면 언젠가는 그렇게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마지막 굿즈샵쪽에 작품을 전시해두었던 그런 사람들 처럼.

나의 철학이 세상에 하나의 메시지로 울려 퍼지는 시간을 꿈꿔본다 :)

마지막은, 데어 바타테의 이쁜 사진들로 마무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