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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첫번째 모험, 툴루즈 로트렉 전

Proj.EXP

by 브랜드 컨셉영화제 최다예 에디터 2020. 6. 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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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저찌 서울숲에 가게 되고, '기왕 나간 김에 탐험 좀 해보자!' 싶어서 예매했던 툴루즈 로트렉 전.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가려 했던지라, 공부 하나 하지 않고 갔는데....... 그래서 였을까? 새로운 보물을 발견한 것 같아 신이났고,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신이 나서 보기는 했지만, 이런 쪽의 전문가는 아닌지라 그저 혼자만의 생각과 느낀점을 기록해두려 한다.

혼자 도전하는 두번째 전시회! 아는 게 별로 없으니, 오디오 가이드까지 빌려서 도전!


1) 인식과 상징에 대해

누군가 내 직업을 묻는다면, 아마 나는 스스로를 "마케터"라 칭할테다. 그래서 였을까? 전시회 내내 로트렉의 작품들을 마케팅(브랜딩)과 비교해서 보게 된 것은.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실제로 그가 카페, 책, 잡지, 공연 등등의 포스터를 많이 남긴 예술가여서 더 그렇게 겹쳐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로트렉은, 그림을 단순히 '아름답게' 혹은 '예술적으로'만 그리는 예술가는 아니었다. 대중에게 대상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그림들을 그렸다. 그리고 이 인상을 인식시키기위해 고민한 예술가였다.

로트렉이 만들어 준 '브뤼앙'이라는 사람에 대한 인상
그리고 이 강렬한 인상을 연작을 통해 더 강력히 인식시키고,
나중에는 뒷모습만 보더라도 그임을 알 수 있게 완성한 예술가!!

모든 마케터들이 꿈꾸는 광경이 아닐까?

제품만 봐도 어떤 브랜드인지 떠오를 수 있게끔 하는. 혹은 컬러만 봐도 어떤 브랜드인지 생각나게 하는, 그런 마케팅.

실은 어쩌면 대단히 훌륭한 마케터의 기질을 가지고 있었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포스터를 의뢰하기도 했을 것이고.

아마 그러한 기질은 '찰나의 순간에 대상의 특징을키 캐치하여 이를 부각시킬 수 있는' 그의 재능에서 나온 것은 아닌가 싶다. 그가 즐겨했던 연필 스케치가 아마 더더욱 이러한 능력들을 길러주었으리라.

촬영 금지라서 미처 찍지는 못했지만, 전시회 섹션 1에는 로트렉의 연필스케치가 가득채워져 있다. 그만큼 그가 연필로 하는 빠른 스케치에 몰두해있었다는 거겠지.

그리려던 대상을 정확하고 완벽하게 묘사한 그림이 아닐지라고 하도, 순간적인 특징을 잡아낸 턱에 '이것이 무엇을 그리고자 한 것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특징을 캐치해 과장이 아닌 '부각'시키는 것. 이것이 마케터의 일이 아닐까.


2) 사랑받는 콘텐츠에 대해

홍보물이 쏟아지는 지금. 대중의 외면을 받는 콘텐츠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내 스스로의 하루만 돌이켜봐도 그렇다. 내가 스킵한 광고가 몇 개고, 무시한 메일이 몇 개인지.

허나 로트렉은 홍보용으로 그린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그 그림이 비싼 값에 거래되곤 했다. 심지어 길거리에 붙은 포스터를 떼어가겠다는 말도 나왔다고 하니.......어지간히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 아니다.

도대체 어떻게 로트렉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사진을 매우 못찍었다ㅎ..

로트렉은 본인이 있는 사실을 그대로만 그렸다고 하지만.......흠, 글쎄. 예술을 모르는 내가 보았을 때는, 대중이 '보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 포스터의 구경하는 사람이나, 맨 앞의 신사는 사람들이 궁금해 할 것이 아니다. 무대 위의 댄서가 더 중요했겠지. 로트렉은 영리하게 그런 사람들은 실루엣 처리를 하고 댄서에 색을 입혀 그녀를 부각시킨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를 담는다. 이것은 자전거......무슨 포스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 많은 사람이 타는 자전거보다 한 사람이 타는 저 자전거가 더 빠르다, 뭐 요런 내용을 담았더랬다.

"단순히 이 제품이 좋아요!" 가 아니라 상황을 설정하고, 앞선 선수의 표정이나 경기의 흥을 돋워주는 악단들, 뒷 편의 다른 선수들까지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스토리를 담는다.

단순한 홍보물이라기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편을 보는 기분.

내가 보고 싶은 것이 생생하게 그려진 그림. 거기에 재미있는 스토리까지 담겨진 그림. 그렇기에 대중이 그의 그림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3) 방법보다는 목표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이번 전시회에서 제일 좋았던 그림을 꼽자면, 개인적으로는 브뤼앙이 그려진 그림들과 바로 이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로트렉의 평소 화풍과 다른 그림이라고 하는데, 그림체가 내 스타일이라던지 그런 이유는 아니었다.

다만, 책의 홍보와 분위기를 위해서는 본인 특유의 화풍도 버릴 수 있는 용기와 대범함이 존경스러웠다.

그 정도 되는 예술가라면 본인의 화풍을 고집했어도 될 것 같은데. 책의 음산한 분위기를 살려주기 위해 기꺼이 다른 화풍을 시도하는 예술가라니.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고민할 때, 나만의 시각, 또는 시야에 갇혀 고집하는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화풍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지만, 실은 그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예술가이기도 한 것 같았다.

가령 사람 뒤에 포스터의 제목이 붙게 한다던지, 분명 멈춰있음에도 생동감이 넘쳐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기법이라던지.

로트렉은 나름대로, 하나의 방법에 갇히기 보다는, 부각시켜야 하는 포인트를 위해서는 수 없이 많은 시도를 했던 게 아닐까?


혼자 하는 두번째 전시는 정말 많은 인사이트를 주었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앗참, 굿즈샵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이를테면...와인!

내가 애주가라면 분명 구매했을 것이야...

또, 예쁜 포토존도 있었던 전시회!!

이 포스트에는 정말 극히 일부의 전시만을 이야기했다.

이를테면, 왜 로트렉이 물랑 루즈의 작은 거인인지. 그의 예술 작품 전반에 흐르는 일련의 감정들, 그의 일대기 등등에 대한 것은 리플렛에도 써져있고, 전시회에서도 충분히 많이 볼 수 있었기에!!

포스트에는 내가 혼자 고민하고 생각했던 내용으로 마무리!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까지인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많이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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